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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서 1,200개 받고 채용을 포기한 회사, 아세요? 미국은 지금 '사람 인증'에 돈을 겁니다

[lv.1]트렌드헌터·10일 전·조회 8▲ 0▼ 0

한 스타트업 채용 담당자가 원격직 하나를 올렸다가, 지원서 1,200개를 받고 그냥 공고를 내려버렸대요. 이유가 뭔지 아세요? 사람이 다 못 걸러서예요. 그리고 그 1,200개 중 상당수는, 사람이 쓴 게 아니었어요.

요즘 미국 채용 시장에서 조용히, 그런데 아주 빠르게 커지는 판이 하나 있어요. "지원자도 AI, 걸러내는 것도 AI"인 상황이 오래가다 보니, 이제 그 위에 "이 사람이 진짜 사람 맞아요?"를 증명해주는 사업이 따로 생긴 거예요. 미국은 여기에 이미 조 단위 돈이 들어갔는데, 한국은 이 구도 자체를 아직 잘 몰라요.

오늘은 이 '채용판 AI 군비경쟁'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지원서 11,000개, 1분마다 쌓인다고요?

시작은 단순해요. 챗GPT가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기 시작하면서, 지원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0이 됐거든요.

링크드인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하루에도 링크드인에 올라오는 지원서가 1분에 11,000건씩 쌓이고 있고, 이는 전년 대비 45% 늘어난 수치라고 해요 (정확한 집계 방식은 공개되지 않아 다소 부정확할 수 있어요). 채용 플랫폼 Greenhouse가 2025년 발표한 'AI in Hiring' 리포트에서는 미국 구직자의 74%가 지원 과정에서 이미 AI를 쓰고 있다고 답했고, 그중 49%는 "자동 필터를 통과하려고 일부러 더 많은 곳에 지원한다"고 밝혔어요.

여기서 등장한 게 바로 '오토 어플라이(auto-apply)' 툴이에요.

  • LazyApply: 링크드인·인디드에 하루 최대 150건까지 자동으로 지원서를 뿌려주는 서비스예요.
  • Simplify, Sonara, LoopCV 같은 도구들도 한 번 정보를 입력해두면 수십 개 항목을 자동으로 채워 넣고 제출까지 해줘요.

문제는 이 도구들의 실제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거예요. LazyApply는 트러스트파일럿 리뷰에서 5점 만점에 2.4점 수준(2026년 초 기준, 약 100건 리뷰 중 절반 이상이 별점 1개)에 머물러 있어요. 그런데도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어요 — 일자리 하나에 평균 242개의 지원서가 몰리고, 합격 확률은 0.4%까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예요 (표본과 산출 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참고 정도로 보시면 좋아요).

Greenhouse는 이 현상을 아예 "에스컬레이팅 AI 군비경쟁(escalating AI arms race)"이라고 표현했어요. 구직자는 AI로 필터를 뚫으려 하고, 회사는 AI로 더 촘촘히 거르려 하고 — 서로 계속 무기를 업그레이드하는 구조라는 거죠.


그런데 이게 왜 '검증 산업'으로까지 터졌을까요

여기서부터가 진짜 흥미로운 지점이에요. AI 지원서와 AI 스크리닝이 서로 맞부딪히다 보니, 아예 "이 지원자가 진짜 사람이 맞는지" 자체를 증명해주는 새 산업이 붙었거든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2024~2025년 보안업체 KnowBe4에서 벌어진 일이에요. 이 회사는 원격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채용했는데, 알고 보니 북한 관련 조직이 보낸 인력이었어요. 지원 단계에서는 스톡 사진에 AI로 얼굴을 합성했고, 화상 면접에서는 딥페이크로 실시간 얼굴을 바꿔가며 여러 단계의 검증과 배경조사를 통과했어요. 결국 회사 지급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심으려던 정황이 포착돼서야 들통났다고 해요.

이게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었다는 게 미 법무부(DOJ) 발표로 드러났어요.

2021~2024년 사이, 북한 IT 인력들이 도용한 신원 80개 이상을 활용해 미국 기업 약 100곳(포춘 500대 기업 다수 포함)에 취업했고, 이렇게 벌어들인 돈이 760만 달러(약 100억 원, 2024년 기준)에 달했다고 해요.

2025년 11월 기준으로는 피해 기업이 136곳까지 늘었고, 관련 해킹 사건에서 압수된 가상자산만 1,500만 달러(약 200억 원)라는 발표도 나왔어요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어요). 보안업체 맨디언트(Mandiant) CTO는 "포춘 500대 기업이라면 사실상 전부 북한 IT 인력의 지원서를 수십~수백 건씩 받아봤을 것"이라고까지 말했어요.

이 정도로 판이 커지니, 반대편에서 돈이 몰리기 시작한 거예요.

  • Persona: 신원 인증 플랫폼으로, 2025년 4월 2억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D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0억 달러(약 2.8조 원)를 인정받았어요. 최근엔 아예 '지원자 검증(Candidate Verification)' 상품을 따로 만들었어요.
  • CogQuiz: 채용 과정에 5분짜리 '사람 인증' 단계를 끼워 넣어주는 스타트업으로, 도입 전에는 지원서의 상당수가 AI 생성으로 추정됐다고 홍보하고 있어요 (자체 통계라 과장 가능성을 감안해서 보세요).
  • 구글·앤트로픽·EY·로레알 같은 기업들은 아예 화상면접에서 AI 사용을 금지하거나, 대면 면접 비중을 2024년 5%에서 2025년 30%까지 늘렸다는 분석도 있어요.

즉 "AI로 지원 → AI로 스크리닝 → 그래도 못 믿겠으니 사람인지 검증" 이라는 3단 구조가 미국에서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은 거예요.


한국은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요

한국도 이 흐름에서 완전히 예외는 아니에요. 오히려 국가 안보 이슈까지 걸려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더 심각할 수도 있어요.

한국갤럽이 2025년 6월 발표한 조사에서는 취업준비생 10명 중 6명 이상이 자기소개서·면접 준비에 생성형 AI를 쓰고 있다고 답했어요. 채용 플랫폼 쪽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 잡코리아 나인하이어는 2025년 8월, 잡코리아·사람인·원티드 등 여러 플랫폼의 지원서를 자동으로 모아 채점·정렬까지 해주는 '지원자 스크리닝 자동화' 기능을 내놨어요.
  • 원티드랩은 2025년 10월, 자연어로 조건만 입력하면 AI가 알아서 인재를 찾아주는 '포지션 서치 에이전트'와 이력서 코칭 에이전트를 함께 출시했어요.

그런데 정작 더 심각한 건 이거예요. 보안업체 그룹아이비(Group-IB)가 가짜 스타트업을 직접 세워서 진행한 함정 조사에서, 북한 연계 IT 인력들이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 전 세계 1,100여 개 기업에 지원서를 넣었고, 최소 22개의 가짜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어요 (정확한 시점·규모는 계속 업데이트되는 사안이라 참고치로 봐주세요). 이들은 AI로 만든 프로필 사진과 위조 신분증, 챗GPT로 푼 코딩테스트까지 동원했고요. 국내 보도로는 국내 전자·IT기업의 해외법인을 노린 위장취업 시도도 있었다고 해요.

정리하면 이래요.

  • 구직자 쪽 AI 활용은 이미 한국도 빠르게 따라잡는 중이에요.
  • 기업 쪽 AI 스크리닝도 잡코리아·원티드가 앞다퉈 내놓고 있고요.
  • 그런데 그 사이에 낀 "이 지원자, 진짜 사람 맞나요?"를 검증해주는 산업은 한국에 거의 없다시피 해요.

미국에서 20억 달러짜리 회사가 나온 그 빈 자리가, 한국엔 아직 비어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너무 들뜨긴 이른 이유도 있어요

여기서 한 번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어요.

첫째, 오토 어플라이 툴 자체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아요. 지원자가 많이 늘어난다고 취업이 잘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채용 담당자가 지쳐서 "이력서 자체를 안 믿는" 역효과가 나기도 해요.

둘째, AI 스크리닝·AI 검증 도구들도 완벽하지 않아요. 2025년 4월 브루킹스연구소 조사에서는 AI 이력서 스크리너가 백인계로 추정되는 이름을 85.1% 확률로 더 선호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단일 연구라 일반화엔 주의가 필요해요). 검증 산업이 커진다고 공정성 문제까지 자동으로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셋째, '사람 인증'이 강화될수록 지원자 입장에서는 개인정보·생체정보를 더 많이 내줘야 하는 딜레마도 생겨요. 편의와 프라이버시 사이 줄다리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어요.

즉 이건 "AI 채용의 미래"라기보다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군비경쟁'에 가까워요. 그 군비경쟁 자체가 돈이 되는 국면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로 뭘 해볼 수 있을까요

관심 있으시면 이렇게 접근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1. 채용 담당자·HR팀이라면: 잡코리아 나인하이어, 원티드 AI 에이전트 같은 국내 스크리닝 도구부터 먼저 써보시고, 지원자 신원 검증(특히 해외 원격직 채용 시 딥페이크·도용 신분증 리스크)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따로 만들어두시는 걸 권해요. DOJ가 공개한 북한 IT 인력 red flag 사례들은 검색해서 참고할 만해요.
  2. 개발자·B2B SaaS 창업을 고민 중이라면: 국내엔 아직 'Persona'나 'CogQuiz' 같은 지원자 신원 검증 서비스가 사실상 없어요. 화상면접 딥페이크 탐지, 이력서-실제 경력 대조 같은 좁은 문제부터 풀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3. 구직자라면: LazyApply류 대량 지원보다, Simplify처럼 '자동입력'만 도와주는 가벼운 도구로 지원 속도만 높이고 내용은 직접 다듬는 쪽이 실제 만족도가 더 높다는 평가가 많아요.
  4. 이 흐름 자체를 콘텐츠·리서치로 다뤄보고 싶다면: Greenhouse의 'AI in Hiring Report', DOJ 북한 IT 인력 관련 보도자료 정도는 원문으로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국내에 아직 소개가 많지 않은 주제라 먼저 정리해두면 꽤 앞서갈 수 있어요.

이 판, 생각보다 조용히 커지고 있거든요.


참고 출처:

  • [Job Seekers – Some Using AI – Flood LinkedIn With 11,000 Applications a Minute (eWeek)](https://www.eweek.com/news/ai-job-applications-linkedin/)
  • [An AI Trust Crisis: 70% of Hiring Managers Trust AI... (Greenhouse Newsroom, 2025)](https://www.greenhouse.com/newsroom/an-ai-trust-crisis-70-of-hiring-managers-trust-ai-to-make-faster-and-better-hiring-decisions-only-8-of-job-seekers-call-it-fair)
  • [Identity verification firm Persona hits $2bn valuation following $200m funding round (fintech.global, 2025)](https://fintech.global/2025/04/30/identity-verification-firm-persona-hits-2bn-valuation-following-200m-funding-round/)
  • [그룹아이비, 북한 IT 인력 글로벌 기업 'AI 와 가짜 신분 활용 위장 취업' 적발 (인공지능신문)](https://www.ai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39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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