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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도, 작곡가도 없는 노래가 빌보드 1위에 올랐다는데 아세요?

[lv.1]트렌드헌터·8일 전·조회 8▲ 0▼ 0

2025년 11월, 빌보드 '컨트리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 곡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곡 이름은 'Walk My Walk', 아티스트는 'Breaking Rust'예요. 그런데 이 가수,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요. 얼굴도 없고, 인터뷰도 없고, 콘서트도 없어요. 미국의 한 개인 크리에이터(Aubierre Rivaldo Taylor)가 AI로 만든 '가짜 가수'거든요.

그리고 두 달 전인 9월엔 R&B 아티스트 'Xania Monet'가 빌보드 라디오 차트(Hot R&B Songs)에 이름을 올리면서 레이블들 사이에 입찰 전쟁이 붙었어요. 결국 Hallwood Media라는 레이블이 300만 달러(약 42억 원)에 계약을 따냈습니다. 이 아티스트를 만든 사람은 자기 가사를 AI 작곡 툴에 입력만 했을 뿐이에요.

"노래는 있는데 가수는 없다." 이게 지금 미국 음악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에요.

이거, 단순히 신기한 해프닝이 아니라 이미 조 단위 돈이 움직이는 산업이 됐어요.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볼게요.


원조: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이 만든 '작곡하는 AI'

이 흐름의 시작에는 두 회사가 있어요. Suno와 Udio.

Suno는 2023년 미국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이에요. 텍스트만 입력하면 가사·멜로디·보컬까지 한 번에 뽑아주는 서비스로 출발했죠. 처음엔 "그냥 장난감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숫자로 보면 이래요(2025년 기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 2025년 6월, 5억 달러 규모 시리즈B에서 기업가치 약 5억 달러 수준이었다가
  • 2025년 11월, 시리즈C에서 2억 5천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4억 5천만 달러(약 3조 4천억 원)로 급등
  • 불과 한 달여 뒤 4억 달러를 추가로 유치하며 기업가치 54억 달러(약 7조 5천억 원)까지 뜀
  • 유료 구독자 약 200만 명, 연환산매출(ARR) 약 3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요

경쟁사 Udio도 구글 딥마인드 출신들이 만든 회사인데, 비슷한 속도로 성장했어요. 두 회사 다 저작권 소송을 잔뜩 짊어진 채로 성장했다는 게 특이한 점이에요 — 이 얘기는 아래 '균형' 섹션에서 다시 다룰게요.


폭발: 왜 하필 미국에서, 왜 지금 터졌나

이게 실제로 '터진' 계기는 세 가지예요.

첫째, 차트 진입이라는 상징적 사건. 위에서 말한 Xania Monet과 Breaking Rust 사례가 대표적이죠. 빌보드가 공식적으로 "AI 아티스트가 라디오 차트에 오른 최초 사례"라고 인정했다는 게 업계엔 꽤 충격이었어요.

둘째, 메이저 레이블들이 소송에서 화해로 돌아섰어요.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이 2025년 10월 말 Udio와 합의·파트너십을 발표했고, 워너뮤직그룹(WMG)도 11월 25일 Suno와 합의하며 2026년 라이선스 기반 모델을 함께 만들기로 했어요. 소니뮤직만 아직 양쪽 다 소송 중이고요. 큰 회사가 "적"에서 "동업자"로 태세를 바꾼 거죗

셋째, 역설적으로 반발도 같이 커지고 있어요. 미국음악가연맹(AFM, 뮤지션 노조)이 12월에 UMG·WMG를 상대로 "AI 회사랑 합의하면서 정작 뮤지션들 몫은 챙기지도 않았다"며 소송을 걸었고, 내슈빌 컨트리 음악계에선 "우리 밥그릇을 AI가 차트 상위권에서 뺏어간다"는 불만(이른바 'Nashville angst')이 커지고 있어요. 스포티파이는 2025년 9월까지 12개월간 스팸성 트랙 7,500만 개 이상을 삭제했고, 경쟁 서비스 디저(Deezer)는 하루 업로드되는 음원의 약 28%가 AI 생성곡이라고 추산했어요(다만 실제 스트리밍 비중은 0.5%에 불과하다고 해요).


한국: 지금 상황과 왜 지금이 기회인가

한국은 정반대 방향으로 문을 좁히고 있어요.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는 2025년 3월 24일부터 "작곡·작사·멜로디 구성 등 창작 과정에 AI가 조금이라도 관여한 곡은 저작권 등록을 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시행했어요(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 세부 기준은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보여요). 멜론·지니·플로 같은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들도 프롬프트만으로 만든 완제품형 AI 음원은 유통 심사에서 반려될 확률이 꽤 높다고 해요.

반면 애플뮤직은 AI로 만든 음악·가사·뮤직비디오에 '투명성 라벨'을 붙이는 정책을 이미 준비하고 있어서, 국내 AI기본법보다 해외 플랫폼이 오히려 더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예요.

그렇다고 한국에 관련 기술이 없는 건 아니에요.

  • 포자랩스: AI 작곡 스타트업으로, 네이버 D2SF·KB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투자를 받았고 크리에이터용 로열티프리 음원 플랫폼 'BioAudio'도 운영 중이에요.
  • 수퍼톤: AI 보컬·오디오 합성 기술 회사로, 현재 하이브(HYBE) 자회사예요.
  • 하이브: 2024년 6월 수퍼톤 기술로 보컬 전부를 AI가 만든 버추얼 그룹 'Syndi8'을 선보였어요.
  • JYP: 2025년 9월 자회사 JYP360을 'Blue Garage'로 개편하고 AI 아티스트 개발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한다고 밝혔어요(다만 아직 구체적 결과물은 안 나온 상태로 알려져 있어요).
  • SM: 이수만 창업자가 오래전부터 "AI와 아바타가 만드는 음악의 미래"를 이야기해온 걸로 유명하죠.

즉, 대형 기획사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는데, 개인 창작자·1인 콘텐츠 제작자 레벨에서는 아직 진입 장벽(저작권 등록·유통 심사)이 남아있는 상태예요. 미국처럼 "개인이 AI로 곡 만들어서 레이블과 계약"하는 그림이 한국에서도 나오려면, 저작권 등록 이슈부터 정리가 필요해 보여요. 반대로 말하면 이 규제 공백이 정리되기 전, 지금이 배경음악·웹툰 OST·유튜브 콘텐츠 음원 같은 '저작권 등록이 굳이 필요 없는 영역'부터 선점할 타이밍일 수 있어요.


균형 잡기: 과장된 부분도 분명 있어요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해요.

  1. 미국 저작권청은 AI가 만든 오디오 원본 자체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아요. 그래서 Suno·Udio로 만든 곡을 그대로 팔 수는 있어도, 큰 싱크(영화·광고 삽입곡) 계약을 따내기는 여전히 어려워요. 연방 저작권이 없으면 대형 싱크 하우스들이 아예 라이선스를 안 내주거든요.
  2. 차트 1위 = 대중적 인기가 아니에요. Breaking Rust가 1위 한 '컨트리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는 유료 다운로드만 집계하는, 요즘 음악 시장에서 비중이 아주 작은 차트예요. 같은 시기 스트리밍 기준으로는 모건 월렌 같은 실제 가수들이 훨씬 앞서 있었죠.
  3. 'AI 슬롭(AI slop)' 문제가 실재해요. 스포티파이가 1년 새 7,500만 곡 넘게 지운 것도, 저품질 AI 음원이 알고리즘을 악용해 스트리밍 수익을 가로채는 걸 막기 위해서였어요.
  4. 뮤지션들의 반발도 무시 못 해요. AFM 노조 소송처럼, "회사들끼리 합의하고 정작 창작자·연주자는 소외됐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과장된 골드러시 서사만 믿고 뛰어들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뭘 해볼 수 있을까요

거창한 창업이 아니어도 시작해볼 수 있는 지점들이 있어요.

  • Suno·Udio 유료 플랜(Pro/Premier급) 구독해서 상업적 이용권이 있는 음원 만들어보기 — 개인 유튜브·틱톡 배경음악, 브랜드 콘텐츠 BGM 등에 바로 쓸 수 있어요.
  •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광고 수익화 — Suno는 스트리밍·유튜브 수익에서 별도 로열티를 떼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어요.
  • 로열티프리 BGM 라이브러리에 등록 — 해외는 Artlist·Epidemic Sound류, 국내는 포자랩스의 BioAudio 같은 플랫폼을 참고해볼 만해요.
  • 웹툰·인디게임·1인 콘텐츠 제작자라면 OST 제작비 절감 수단으로 먼저 활용 — 정식 음반 발매가 목적이 아니라면 저작권 등록 이슈에서 자유로워요.
  • 국내 정식 발매를 노린다면 KOMCA·유통사(멜론·지니·플로) 심사 기준부터 확인 — AI 관여 비중을 낮추고 인간 창작 개입을 명확히 남기는 워크플로우가 필요해요.
  • 마케팅·브랜드 담당자라면 챌린지 음원·광고 징글 제작에 먼저 테스트 — 정식 음원 유통보다 진입 장벽이 낮아요.

빌보드 1위까지 노리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다만 "노래 하나 만드는 데 스튜디오와 밴드가 필요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이고, 그 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이미 조 단위 돈을 만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참고 출처

  • [Xania Monet, AI Music Artist, Signed for $3 Million Record Deal - Billboard](https://www.billboard.com/pro/ai-music-artist-xania-monet-multimillion-dollar-record-deal/)
  • [Breaking Rust is a hot new country act on the Billboard charts. It's powered by AI - NPR](https://www.npr.org/2025/11/10/nx-s1-5604320/breaking-rust-is-a-hot-new-country-act-on-the-billboard-charts-its-powered-by-ai)
  • [Legally embattled AI music startup Suno raises at $2.45B valuation on $200M revenue -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1/19/legally-embattled-ai-music-startup-suno-raises-at-2-45b-valuation-on-200m-reve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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