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의사가 이력서엔 안 쓰는 부업, 시급이 20만원이라고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요즘 조용히 도는 얘기가 하나 있어요.
의사, 변호사, 물리학 박사, 전직 컨설턴트들이 퇴근 후에 노트북을 켜고 몰래 하는 부업이 있는데, 시급이 100~200달러, 우리 돈으로 대략 13만~28만원 수준이라는 거예요. (환율은 계속 바뀌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링크드인 프로필에는 이 일을 적지 않아요. 왜냐하면 이 일의 정체가 좀 애매하거든요. 사람들 눈엔 "AI한테 과외해주는 일" 정도로 보이는데, 사실은 지금 이 순간 가장 뜨거운 돈이 몰리는 산업 중 하나예요.
바로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전문가 데이터' 산업이에요. 오늘은 이 얘기를 좀 풀어볼게요.
원조: 자율주행차 라벨링에서 시작된 이야기
이 산업의 뿌리를 따라가 보면 2016년 실리콘밸리로 가요.
당시 19살이던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이 대학을 중퇴하고 루시 구오(Lucy Guo)와 함께 만든 회사가 스케일AI(Scale AI)예요. 액셀(Accel)에서 450만 달러 시드 투자를 받으며 시작했죠.
당시 문제의식은 단순했어요. 자율주행차 회사들(우버, 웨이모, 테슬라 등)은 수백만 마일 분량의 주행 영상을 갖고 있는데, "이건 보행자다, 이건 종이봉투다"를 일일이 사람이 표시(라벨링)해줘야 AI가 학습할 수 있었거든요. 스케일AI는 이 라벨링 작업을 대신해주는 회사로 출발했어요.
그러다 2022년 챗GPT가 터지면서 게임이 완전히 바뀌어요. 챗GPT의 핵심 기술인 RLHF(사람 피드백을 통한 강화학습)는 결국 "이 답변이 더 낫다"를 판단해줄 사람이 필요한 방식이거든요. 자율주행차 라벨러들이 하던 단순 작업이, 이제는 코딩·수학·법률·의학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AI의 답변 품질을 채점하고 다듬어주는 일로 진화한 거예요.
폭발: 왜 미국에서 이렇게 커졌을까
여기서부터 숫자가 좀 놀라워요.
2025년 6월, 메타는 스케일AI에 143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하고, 창업자 알렉산드르 왕을 아예 메타로 영입해 갔어요. 이때 스케일AI의 몸값은 290억 달러로 평가됐고요. (2025년 6월 기준)
메타뿐만이 아니에요. 지금 이 시장엔 스케일AI의 빈자리를 노리는 후발주자들이 무섭게 크고 있어요.
- 머서(Mercor): 2023년 설립된 스타트업인데, 2025년 10월 3억 5천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몸값이 2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뛰었어요. 2026년 상반기 매출만 6억 1,400만 달러(전년 대비 70% 성장)를 찍었고, 2026년 7월 기준으로는 200억 달러 밸류에이션 투자 라운드를 협상 중이라고 해요. 매출의 91%가 오픈AI·앤스로픽 같은 AI 랩에서 나온다는 점도 눈에 띄어요. (수치는 언론 보도 기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 서지AI(Surge AI): 창업자 에드윈 첸(Edwin Chen)은 MIT 출신인데, 벤처캐피털 투자를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직원 110명으로 2024년 매출 12억 달러를 만들어냈어요. 2025년 7월엔 250억 달러 밸류에이션으로 10억 달러 투자 유치를 추진했고, 이후 300억 달러까지 몸값이 거론되면서 첸은 포브스 추산 순자산 180억 달러로 '포브스 400대 부자' 신규 진입자가 됐어요.
- 핸드셰이크AI(Handshake AI): 원래 대학생 채용 플랫폼이던 핸드셰이크가 2025년 1월 새로 시작한 사업부인데, 출시 초기 월매출 500만~1,000만 달러 수준이던 게 2026년 4월엔 연환산 매출 10억 달러 규모로 커졌어요. 수학·물리학·컴퓨터공학 박사들에게 시간당 100~125달러를 주고 있고요.
전문가들이 실제로 버는 돈도 구체적이에요. 의사는 시간당 150달러 안팎, 박사급 인력은 플랫폼에 따라 시간당 80~300달러를 받는다는 조사가 있어요. 주 10시간만 투입해도 연 7만 2천 달러(약 1억원) 정도 부수입이 생기는 구조라, "전문직들의 은밀한 N잡"으로 불리는 거예요. (2026년 9월 기준 여러 업계 리포트 종합, 실제 편차는 클 수 있어요)
왜 하필 미국에서 먼저 터졌을까요? 오픈AI·앤스로픽·구글 같은 프론티어 AI 랩들이 죄다 미국에 몰려 있고, 이들이 모델 성능 경쟁에서 이기려면 결국 "더 똑똑한 사람이 채점한 고품질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공통 결론이 됐거든요. 그러니 돈이 이쪽으로 쏟아진 거죠.
한국: 지금 상황과 왜 지금이 기회인가
한국에도 데이터 라벨링 산업 자체는 이미 있어요. 크라우드웍스나 셀렉트스타 같은 곳이 오래전부터 크라우드소싱 라벨링 플랫폼을 운영해왔죠. 다만 이쪽은 아직 이미지 태깅, 음성 전사 같은 '단순 라벨링' 중심이라 시급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에요.
반면 앞서 말한 머서·서지AI·핸드셰이크AI 같은 '전문가 마켓플레이스'형 모델은 한국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국내 전문직·대학원생들이 이미 이 플랫폼들에 개인적으로 지원해서 부업으로 하고 있다는 후기들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거든요. 머서 지원 과정(20~30분 화상 인터뷰 + 실무 문제풀이)을 후기로 남긴 한국 블로거들도 있고요.
왜 지금이 기회냐면요.
- 원격·비대면이라 한국에 거주하면서 미국 AI 랩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요.
- AI 랩들이 다국어 데이터, 특히 영어 외 언어 품질을 강화하려는 흐름이 있어서, 한국어 능통자·이중언어 전문가 수요가 늘고 있다는 관측이 있어요. (정확한 규모는 확인이 어려워요)
- 진입장벽이 '학위·경력 증명' 위주라, 코딩 실력보다 본업의 전문성 자체가 자산이 되는 구조예요. 의사, 변호사, 회계사, 개발자, 번역가라면 시도해볼 만한 영역이라는 거죠.
균형 잡기: 과장과 한계도 짚어봐요
물론 장밋빛만 있는 건 아니에요.
"이 업계 밑바닥의 단순 라벨러들은 여전히 저임금에 시달린다. 전문가 계층이 뜨는 것과 별개로, 양극단이 같은 시장 안에 공존한다."
업계 리포트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부분이에요. 시급 100달러 넘게 받는 전문가층 얘기가 화제가 되지만, 그 반대편엔 개발도상국에서 시급 2~5달러를 받으며 반복 라벨링을 하는 노동자층이 여전히 훨씬 큰 규모로 존재해요.
또 다른 리스크는 이거예요.
- 매출 편중: 머서 매출의 91%가 소수 AI 랩(오픈AI 등)에서 나온다는 건, 그 랩들이 지출을 줄이면 이 산업 전체가 휘청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 보안 문제: 머서는 2026년 3월 공급망 공격으로 추정되는 데이터 유출 사고를 겪었다고 알려졌어요. 전문가 개인정보와 작업 데이터가 오가는 구조라 이런 리스크는 계속 따라다닐 거예요.
- 일감의 불안정성: 이건 결국 '긱 이코노미'예요. 정규직이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 계약이라, 꾸준한 수입을 보장하지 않아요. AI 랩이 특정 데이터 유형에 대한 수요를 줄이면 일감도 바로 줄어들 수 있고요.
- 근본적 질문: AI 모델이 점점 똑똑해져서 스스로 평가·검증까지 하게 되면(이른바 AI가 AI를 채점하는 구조), 지금처럼 사람 전문가가 대량으로 필요한 시기가 생각보다 짧게 끝날 수도 있다는 회의론도 있어요.
그러니 "이걸로 인생 역전한다"보다는 "본업 곁의 알찬 부수입 + AI 산업 안쪽을 들여다보는 경험" 정도로 접근하는 게 현실적이에요.
그래서 뭘 해볼 수 있을까요
관심이 생겼다면 아래부터 살펴보시면 돼요.
해외 전문가 마켓플레이스 (영어 가능자 대상)
- Mercor — mercor.com, 의사·변호사·개발자·컨설턴트 등 폭넓게 모집, 화상 인터뷰 방식
- Surge AI — 별도 지원 페이지 운영, 코딩·수학·언어 전문가 위주
- Handshake AI — 수학·물리·컴퓨터공학 박사급 인재 중심
- Braintrust, Invisible Technologies, Turing — 개발자·엔지니어 특화 플랫폼
국내에서 먼저 익혀볼 수 있는 곳
- 크라우드웍스, 셀렉트스타 — 데이터 라벨링 실무 감각을 익히기 좋은 국내 플랫폼
- 이후 영어 이력서·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 해외 플랫폼에 지원해보는 순서를 추천해요
시작 전 체크리스트
- 본업의 전문성(의학·법률·코딩·수학·번역 등)을 영어로 설명할 수 있는지 점검하기
- 화상 인터뷰나 실무 테스트가 있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마음의 준비하기
- 부업으로 접근하되, 계약 조건·비밀유지의무(NDA) 꼼꼼히 읽기
- "무조건 고수익" 광고하는 곳은 의심하고, 공식 채용 페이지로 직접 확인하기
지금 이 판이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런데 확실한 건, AI가 똑똑해질수록 역설적으로 '사람의 판단력'에 매겨지는 가격표도 같이 커지고 있다는 거예요. 한 번쯤 들여다볼 가치는 있는 흐름이라고 봐요.
참고 출처
- [TechCrunch - Mercor eyes $10B valuation on $450M run rate](https://techcrunch.com/2025/09/09/sources-ai-training-startup-mercor-eyes-10b-valuation-on-450m-run-rate/)
- [CNBC - Scale AI's Alexandr Wang confirms departure for Meta as part of $14.3 billion deal](https://www.cnbc.com/2025/06/12/scale-ai-founder-wang-announces-exit-for-meta-part-of-14-billion-deal.html)
- [Forbes - The AI billionaire you've never heard of (Surge AI's Edwin Chen)](https://www.forbes.com/sites/phoebeliu/2025/09/17/the-ai-billionaire-youve-never-heard-of/)
- [Sacra / AI Native GTM - How Handshake reinvented itself for the AI era](https://ainativegtm.substack.com/p/how-handshake-reinvented-itself-for)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